The Infinite in the Finite - Time Travel to the Inside

Su-Kyung Jung (Professor, Incheon University; PhD, Art History)


Continuing on her piece created in 2006, Soon-Mi Oh also showed work using mirrors in this exhibition. The only difference is that she changed the arrangement and the form of her work by fitting mirrors in more confined spaces compared to her piece in 2006 where the entire wall was covered with a mirror. Although it was difficult to install the pieces due to the light coming in from the outside, the lighting conditions that were not uniform, the stained glass structures, and the movable walls in the exhibition space, the artist successfully displayed her intention to make people experience the imaginary world and the real world simultaneously in the space.

First, the artist installed 12 columns, which were created by stacking up 6 hexahedral mirrors, in the open space connecting one side of the gallery and the entrance so that they all face each other. She also made mirror roads on the ground connecting the two columns. According to the conditions of the given space, the width of this structure, which can be referred to as the basic outline of her piece, becomes narrower as it proceeds towards the entrance. Above the mirror road, 6 mirror clocks, which become smaller proportional to their width, are hung in a line. The mirror columns shine as the light in the dark space continually projects the forms of the others while clearly showing a formula that seems to contain some sort of profound law. Because there was a fixed distance between the mirror structures, we can easily understand the artist's intention to make us simultaneously experience the real world and the imaginary world, which is reflected in the mirror.

From the point of view of the spectator, I fell into an imaginary world going around the mirror columns and looking at the structure of the ceiling reflected in the mirror road. On the mirror road, I moved my feet very carefully over the cold mirror because I was afraid that the mirror might break. I felt as if I was looking down at an underground space through the clear plates of a mirror. Even though the traces of body heat that remained on the mirror told me that it was only a phase, it was still difficult to take steps confidently.

After walking on the mirror road, I looked at the entire piece from the end of the space where the piece was installed. Here, we can recognize another trick made by the artist, Soon-Mi Oh. As explained above, the artist installed the clocks so that they become smaller as the interval between the two mirror columns becomes narrower. As a result, the perspective that makes the object look smaller and smaller in the direction of one vanishing point could be effectively expressed despite the size of the space. However, this intended perspective is totally destroyed when we stand in the opposite direction. The clocks, which become larger as we go further, seem to be the same in size, and try to destroy our stereotyped idea that objects that are farther away seem smaller.

Thinking that I discovered one of the artist's secrets, I turned my eyes to the unusual movement of the hands of the clocks. There was the second hand that was running fast on one side of the clock, which was composed of mirrors on both sides, and the minute hand and hour hand on the other side that certainly moved even though we could not recognize it easily. The form of such an incomplete clock sometimes showed a complete form where the second hand, the minute hand, and the hour hand line up according to the position of the spectator moving between the two sides of the clock. However, the hands of the clock, which are reflected by the mirror on the opposite side, are actually moving in the opposite direction. In other words, the clock that is running forward and the clock that is running backward are turning together after they are combined to create one image. Looking at this strange movement of the hands of this clock, I felt like I was in a new dimension where the present and the past coexisted and gazing at myself reflected on the moving second hand of the mirror clock, I began asking many questions about myself.

If the fractal structure expressed is from our chaotic world, Soon-mi Oh's new piece seems to represent a type of time travel toward a still, calm interior. It creates a strong desire to solve the laws of the formulas carved in the mirror rather than focusing on the exterior appearances reflected in the mirror. It makes me examine myself standing on one point of the coordinates that consist of time and space in front of the hands of the clock, which is running with the sound of ticks. When I asked the artist why she wanted to work on such a difficult task, she said, "I incessantly look at myself by working on mirrors. That is why I like working with mirrors." This short answer perhaps explains her piece more accurately than any other words.

 

 

내면을 향한 시간여행

<유한(有限)한 무한(無限)> -The infinite in the finite-

정 수 경(미술사학 박사)


오순미는 2006년에 제작한 <상을 반복하다>에 이어 이번 전시에서도 거울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다만 벽면 전체를 거울로 뒤덮었던 2006년의 작품과는 달리 주어진 공간에 맞추어 작품의 배치 방법과 형태를 달리했을 뿐이다. 이번 개인전이 열리는 공간은 외부의 빛을 완전히 차단할 수도 없고 조명도 일률적이지 않은데다가 색유리 구조물과 이동식 벽 등으로 작품 설치가 쉽지 않은 곳이었지만, 작가는 주어진 공간에서 가상과 실제 세계를 동시에 체험하게 하려는 자신의 작업 의도를 성공적으로 실현해 내고 있었다.

 

작가는 우선 갤러리 한쪽 벽과, 입구에서 이어지는 열린 공간에 6개의 거울 육면체를 쌓아 올려서 만든 기둥 5개를 서로 마주보게 설치하고, 바닥에는 그 두 기둥을 이어주는 거울 길을 만들었다. 작품의 기본 윤곽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구조는 역시 주어진 공간의 조건에 따라 입구 쪽으로 향해 갈수록 그 폭이 조금씩 좁아지고 있다. 그리고 두 기둥 사이에 놓인 거울 길 위로, 폭에 비례해서 조금씩 작게 만들어진 거울 시계 6개가 눈높이로 나란히 줄지어 매달려 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공간에서 조명으로 빛나는 거울 기둥들은 심오한 법칙이 담긴 듯한 수 표식을 뚜렷이 드러내면서 정신 없이 서로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거울 구조물은 일정 간격을 두고 띄엄띄엄 설치되어 있어 실제 세계와 거울에 반사된 허구의 세계를 동시에 경험하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었다.

 

나는 관람자의 입장에서 거울 기둥을 한 바퀴 돌기도 하고 신을 벗고 거울 길 위에 올라서서 그 위로 반사된 천장 구조를 내려다보기도 하면서 혼자만의 거울 놀이와 그로 인한 상상의 세계 속에 빠져들었다. 거울 길 위에 선 나는 투명한 유리판 아래로 펼쳐진 지하공간을 내려다보는 것 같은 느낌에 행여 유리가 깨질세라 조심조심 차가운 거울 위로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거울 위로 남은 체온의 잔영이 그것이 실재가 아닌 거울에 반사된 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지만 그래도 자신감 있게 발걸음을 떼기는 힘들었다.

 

거울 길 산책을 마친 나는 작품이 설치된 공간 양 끝에서 작품 전체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여기에서 우리는 작가 오순미의 또 다른 트릭을 눈치 채게 된다. 앞서 설명한대로 작가는 두 거울 기둥이 놓인 간격이 좁아지는 것에 따라서 그 사이에 놓인 시계도 조금씩 작게 만들어 설치하였다. 그 결과 그리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소실점을 향하면서 사물이 조금씩 작게 보이는 원근감이 한층 실감나게 표현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된 원근감은 반대 방향에 서면서 여지없이 무너지게 된다. 뒤로 갈수록 조금씩 커지는 시계들이 오히려 서로 비슷한 크기로 다가오면서, 멀리 있는 사물일수록 작게 보인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에 일격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비밀을 하나 발견했다는 생각에 중앙에 줄지어 매달린 거울 시계들을 요리조리 살펴보던 나는 심상치 않은 시계바늘의 움직임에 눈길을 돌렸다. 양면이 모두 거울로 이루어진 시계의 한쪽 면에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초침이, 다른 한 면에는 거의 움직임을 인지할 수 없지만 분명히 움직이고 있는 시침과 분침이 설치되어 있다. 이처럼 불완전한 시계의 모습은 그 사이를 오가는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반대편 거울 시계에서 반사된 시계바늘과 합쳐지면서 초침, 분침, 시침이 함께 합쳐진 완전한 시계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편 거울에서 반사된 시계 바늘들은 실제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즉 앞으로 가는 시계와 거꾸로 가는 시계가 하나의 상으로 겹쳐져 함께 돌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시계 바늘의 이상스러운 움직임 앞에서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새로운 차원에 놓인 것 같은 착각에 빠져 들었다. 그리고 거울 시계의 움직이는 초침 위로 비친 내 모습을 응시하면서 어느새 나 스스로에 대한 이런저런 질문들을 던지고 있었다.

 

<상을 반복하다>의 프랙탈 구조가 카오스의 세계를 표방했다면 오순미의 새로운 작품 <유한(有限)한 무한(無限)>은 고요한 내면으로의 시간여행을 형상화 한 듯한 느낌을 준다. 거울에 비친 겉모습에 몰두하기 보다는 거울에 새겨진 수 표식의 법칙을 풀고 싶은 강한 욕구에 휩싸이게 되고, 톡톡 소리를 내며 돌고 있는 시계 바늘 앞에서 시간과 공간이 이루어낸 좌표의 한 지점에 서 있는 나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가냘픈 체구로 힘겹게 작업에 매달리는 작가를 보며 안타까운 생각에 왜 이렇게 힘든 작업을 하느냐는 우문을 던지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거울 작업을 하면서 끊임없이 나를 바라보게 되요. 그래서 거울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몇 마디 안 되는 이 짧은 대답이 그 어떤 말보다도 정확하게 그의 작품을 설명해주고 있었다.